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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와 외질이 아스날을 떠날 수도 있다 (출처:independent)
(산체스와 외질이 1월에 떠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벵거가 인정했다. 왓포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벵거는 산체스와 외질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내비쳤다. 벵거가 공식적인 기자회견 자리에서 직접 언급했다는 것은 산체스와 외질이 아스날을 떠날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언급은 충격적인 소식이다, 적어도 아스날 팬들에겐. 아스날이 산체스와 외질을 잃게 되면 매우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외로 아스날을 포함한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이번 벵거의 인터뷰는 생각보다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미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다. 아스날 팬들마저 이 두 선수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산체스와 외질 모두 아스날과의 계약이 내년 여름에 만료된다. 계약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선수 모두 구단과의 재계약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재계약과 관련해서 긍정적인 소식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축구 팬들은 두 선수의 이적을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다른 클럽들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면서 산체스와 외질이 아스날을 떠날 것이라 점쳐졌다.

산체스와 외질은 보드진에게 실망했다 (출처:ibtimes)

산체스와 외질, 왜 떠나려하나?

단순한 이유다. 두 선수 모두 아스날의 비전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보드진은 두 선수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다. 그들은 매년 이적시장에서 영입과 방출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은 물론 선수들까지 실망시켰다. 게다가 지난 시즌 성적 부진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무산되면서 아스날 선수들은 불만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산체스는 지난 시즌부터 아스날에 대한 불만을 품었는데, 보드진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확실한 영입을 이뤄내지 못하고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자 산체스의 불만은 더 커진 상태다. 산체스는 이번 시즌 아스날의 성적과 비전을 보고 재계약을 결정하려했지만 아스날은 그를 실망시켰다. 심지어 칠레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산체스는 기존 팀에 남아 폼을 유지해야할 이유도 없어졌다. 

무능한 보드진

아스날의 보드진에겐 산체스와 외질의 계약 기간 1년을 앞두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했다. 구단과의 계약이 6개월 이하일 경우 선수가 다른 팀과 협상할 수 있는 '보스만 룰'도 내년 1월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아스날은 매우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안일하게 생각하다 산체스와 외질을 팔지도 못하고 지키지도 못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여름 이적시장 동안 산체스와 외질이 팀에 남게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결국 그들의 자신은 허풍이 되고 말았다. 산체스와 외질은 아직까지도 재계약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아스날은 팀의 핵심중의 핵심이었던 두 선수를 단 한푼도 받지 못하고 떠나보내야한다.

아스날에겐 두가지 옵션이 있었다. 여름에 두 선수를 비싸게 팔고 새로운 선수들로 대체하는 것이 첫번째. 아니면 두 선수와 모두 재계약을 맺는 것이 두번째. 하지만 둘 다 실패했다. 아스날 보드진이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아스날 보드진이 산체스와 외질을 지키는 방향으로 생각했다면, 두 선수에게 팀의 야망을 보여줬어야 한다. 하지만 라카제트 영입 하나로 그들을 만족시키기 힘들었고 잉여 선수들을 그대로 두고 챔벌레인을 팔아버리는 어이없는 선택은 산체스와 외질이 다시한번 팀을 떠나기로 결정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아스날 보드진은 이적시장 막판에 산체스를 팔기 위해 대체자로 르마를 노렸지만 그때는 이미 한참 늦은 시기였다. 르마 영입에 실패한 보드진은 산체스를 팔 수 없었고 결국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아스날의 구단주 스탄 크론케 (출처:independent)

보드진이 망치고 있다

파브레가스, 나스리, 반 페르시, 챔벌레인 등 팀의 핵심을 떠나보내고, 자국 선수들 위주로 스쿼드를 구성하려 했던 계획은 실패하고, 벵거를 처내지 못하고, 우승과 트로피보다는 자신의 수익을 내는데 더 초점을 두는 보드진이 아스날을 망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산체스와 외질을 떠나보내며 팀을 망치고 있다. 게다가 산체스와 외질을 공짜로 다른팀에 넘겨주는 것으로 끝이 나는 문제가 아니다. 두 선수에게 들인 돈, 경제적인 손해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팀의 이미지, 팀의 브랜드 가치, 최근 축구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들인데, 아스날은 이 부분에서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다. 아스날의 보드진은 팀의 발전을 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야망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비전이 없는 팀에서 그 어떤 선수가 뛰고 싶을까. 팀의 야망에 실망한 선수들은 다른 팀을 찾기 바빴고, 계속되는 핵심 선수 유출은 아스날의 구단 이미지를 계속해서 떨어트렸다. 산체스와 외질이 내년 1월이나 여름에 팀을 떠난다면 아스날의 이미지는 더 안좋아진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이미지'다. 이미지가 좋지 못하면 팀에 있는 선수들을 지키기 힘들고 새로운 선수들을 데려오기도 힘들다. 내부의 선수들은 의욕을 잃는다. 동기부여가 없는 선수들로 우승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다름이 없다. 악순환이 반복이다.

변화가 필요하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한다. 보드진이 바뀌거나, 감독이 바뀌거나, 아니면 산체스와 외질을 극적으로 지키거나하는 것들이 필요하다. 변화가 없고 지금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면 아스날은 정말 긴 암흑기에 빠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번의 변화를 통해 선수들에게 의욕을 불어넣고, 팬들에겐 작은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암흑기를 벋어날 수 있는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


Football is Life
글:풋볼이라



출처 : http://naver.me/56oHKV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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